'컬러의 해방' 모르는 사람 없죠?

요즘 인스타그램을 켤 때마다 노란색이 자꾸 눈에 밟히지 않으셨나요? 무채색 피드 사이로 유독 튀는 색 하나가 자꾸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느낌, 다들 한 번쯤 받아보셨을 것 같아요. 사실 이 흐름은 작년 여름 민트코어에서 시작됐어요. 시원한 청량감으로 인기를 얻은 민트가 지금까지도 꾸준히 고점을 찍고 있는 와중에, 지난 5월 에스파가 '레모네이드(LEMONADE)'로 컴백하며 레몬 컨셉을 들고 나오더니, 한 달 뒤엔 하츠투하츠까지 '레몬 탱(LEMON TANG)'으로 컴백하며 "SM이 레몬에 푹 빠졌다"는 반응까지 나왔어요. 그렇게 레몬코어도 지금 한창 라이징 중이죠. 재밌는 건 레몬코어가 등장했다고 민트코어가 저문 게 아니라, 두 색이 동시에 유행 중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비슷한 시기 패션 매거진들은 하나같이 "미니멀리즘이 물러나고 과감함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패션뿐 아니라 먹는 것, SNS에서 노는 방식까지요. 업계에서는 이 흐름을 묶어서 '컬러의 해방'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무채색이나 뉴트럴 톤 안에 숨어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선명한 색 하나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흐름을 일컫는 말인데요. 오랫동안 안전하고 무난한 색 안에 머물던 소비자들이, 2026년 들어서는 눈에 띄는 색 하나를 골라 자기다움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오늘 콤키에서 이 흐름을 하나씩 짚어볼게요.
🎨 과감함이 돌아온 자리, 세 곳에서 동시에 보여요
① 패션·뷰티 – 민트코어 옆에 레몬코어, 그리고 체리레드
작년 여름부터 떠오른 민트코어는 지금 완전히 고점이에요. 코코아·그레이·옐로 등 어떤 컬러와 매치해도 튀지 않고 잘 붙는다는 게 강점으로 꼽히며 계절이 두 번 바뀌는 동안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죠. 여기에 레몬코어가 새롭게 가세했어요. 에스파의 '레모네이드' 활동 중 멤버 닝닝의 레몬 메이크업이 SNS에서 화제가 된 데 이어, 한 달 만에 하츠투하츠가 같은 소재로 '레몬 탱'을 들고 컴백하며 열기를 더 키웠어요.


출처: SBSKPOP ZOOM 유튜브 캡쳐 / SM엔터테인먼트
두 팀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색을 꺼내 들 정도로, 지금 레몬은 K팝 신에서 가장 뜨거운 컬러 키워드인 셈이에요.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무채색 중심 코디에서 벗어나 파스텔·비비드 컬러로 개성을 드러내는 '컬러의 해방' 흐름으로 해석해요.
패션 매거진들은 2026 봄·여름 시즌의 컬러 코드를 아예 '체리레드'로 짚기도 했어요. 클래식한 레드보다 한 톤 맑고 선명한 색으로, 몇 시즌간 이어진 '조용한 럭셔리' 무드에 대한 반작용이자, 스크롤을 멈추게 하려면 디테일보다 색이 낫다는 모바일 환경의 영향으로 해석돼요. 실제로 이번 시즌엔 절제된 실루엣과 뉴트럴 팔레트를 앞세운 '조용한 럭셔리'가 물러나고, 익숙한 베이지·브라운·블랙 사이로 통통 튀는 원색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주얼리도 마찬가지예요. 2026 S/S 시즌엔 단순한 체인에 존재감 큰 펜던트를 매치하는 목걸이나 볼드한 뱅글 팔찌 스타일이 뜨는 아이템으로 꼽혔고요. 절제된 실루엣 대신 확실한 존재감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 패션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셈이에요.


출처: 2026 여름 악세사리 유튜브 검색 (해릿 herit, 유아시 Youasi)
② 푸드 – 보라·초록, 2026년 식품업계가 파는 건 '색'이에요
식품업계도 색으로 존재감을 만들고 있어요. 필리핀 등에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 '우베'가 원래 현지 전통 디저트의 핵심 재료였는데, 올해 초 우베 유행을 타고 국내외 디저트·음료 라인업에도 들어와있어요.

말차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어요. 지난해 한정판으로 나왔던 한 제과 브랜드의 말차 스낵이 단기간에 완판된 걸 계기로, 올봄 정규 라인업으로 전환되며 여러 제과 브랜드가 자사 대표 라인업 전반에 말차 버전을 늘렸어요. 저당 브랜드에서는 100그램당 당류를 낮춘 말차 케이크를, 한 즉석식품 브랜드에서는 당 함량을 30% 낮춘 말차 컵케이크를 내놨고요. 음료업계도 말차 라떼를 새로 선보이거나, 전통주 브랜드가 말차와 리치를 결합한 막걸리로 해외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어요. 시장조사업체는 2026년 글로벌 말차 시장 규모를 약 39억 1000만 달러로 전망했고요.

한쪽에서는 저당·웰니스 소비가 꾸준히 크고, 다른 한쪽에서는 SNS를 타고 확산되는 비주얼 중심 디저트 트렌드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 상반돼 보이는 이 두 흐름 모두 결국 '한눈에 띄는 색'이 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선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요.
③ 온라인 문화 – "Back to the 2016", 그 때 그 시절 필터의 귀환
SNS에서는 아예 색을 과하게 씌우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도 보여요. 절제되고 자연스러운 보정이 몇 년간 대세였다면, 이번엔 반대로 일부러 과한 필터를 씌운 사진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거예요. "2026 is the new 2016", "Back to the 2016"이라는 문구와 함께 2016년의 패션·음악·인터넷 밈을 다시 꺼내 공유하는 챌린지가 틱톡·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크게 번지고 있어요. 2026년이 2016년으로부터 정확히 10년이 되는 해라는 점도 이 흐름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 있고요. 코로나 이전, 생성형 AI가 콘텐츠 제작에 흔히 쓰이기 전 시절을 그리워하는 정서와 맞물려, 과한 필터가 씌워진 인스타그램 사진이나 틱톡 챌린지가 함께 유행하고 있죠. 옷장 속 컬러도, 식탁 위 컬러도, 화면 속 컬러도 다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에요.
패션에서 시작된 색 이야기가 먹는 것, SNS 속 필터까지 번져있는 걸 보면, 지금은 정말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과감함'이 허락된 시기인 것 같아요.
💡 콤키의 한 입 인사이트
— '컬러의 해방'은 카테고리의 색 규범 자체를 깨는 것에서 시작해요
패션도, 디저트도, SNS 밈까지도 무채색·중간색에 숨지 않고 '이 색' 하면 바로 떠오르는 존재감을 택하는 흐름이에요. 그런데 진짜 '해방'은 브랜드 하나가 색을 잘 고른 것보다, 그 업종 자체가 오랫동안 당연시해온 색의 규칙을 깨버렸을 때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가전이 대표적이에요. 냉장고는 오랫동안 흰색이나 은색이 당연했어요. 냉장고는 주방 한켠에 무난하게 놓여있어야 하는 가전이지, 개성을 드러내는 물건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죠. 그런데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프리즘'을 시작으로 냉장고를 도어 패널 단위로 나눠, 소비자가 민트·코랄·퍼플처럼 과감한 색을 직접 골라 조합할 수 있게 했어요. 상단은 화이트, 하단은 퍼플처럼 서로 대비되는 색을 매치하는 조합까지 등장했고, 패션 디자이너들이 직접 색 조합을 제안하는 협업도 이어졌고요. 무채색이 국룰이던 가전 카테고리에서, 색을 고르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만든 셈이에요.

금융업계도 비슷한 파격을 겪었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신용카드는 어느 은행, 어느 카드사 것이든 금색이나 은색 정도가 전부였고, 그 틀을 바꿀 생각을 하는 곳도 없었어요. 그런데 현대카드가 등급이나 상품과 무관하게 블랙·퍼플·레드·그린·핑크처럼 색 자체로 카드 라인을 구분하는 디자인을 들고 나왔어요. 이후 카드 플레이트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각 카드가 가진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매체가 됐고, 색이 곧 그 카드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설명하는 언어가 됐죠.

두 사례 모두 색 하나를 예쁘게 쓴 게 아니라, '이 업종은 원래 이런 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자체를 깼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지금 유행하는 레몬코어나 체리레드도 결국 같은 힘을 갖고 있어요. 원래 안전한 색만 쓰던 자리에, 예상 밖의 과감한 색 하나를 들이는 순간 사람들은 그걸 '새로움'으로 기억한다는 거예요. 우리 업종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져 온 '그 색'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살짝만 깼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아무도 시도해보기 전엔 모르는 일이고요.
🤔 여러분은 어떤 색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이렇게 보니 색이라는 게 단순한 취향을 넘어, 나를 어떻게 남기고 싶은지의 문제이기도 한 것 같아요. 무난한 무채색 안에 섞여 있는 것도 편하지만, 가끔은 나를 대표할 색 하나쯤 정해두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옷장이든, 방이든, 프로필 사진이든요. 지금 유행하는 레몬 컬러든,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나만의 색이든 상관없어요. 남들 눈치 보느라 무난한 색만 고르다 보면, 정작 나를 기억할 만한 포인트는 하나도 안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색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 콤키의 한마디
무난한 색 안에 숨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가끔은 나를 대표하는 색 하나로 과감하게 튀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오늘 하루, 여러분을 가장 여러분답게 만드는 색은 무엇인지 한 번 떠올려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