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MKI

광고 하나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 광고 여섯 편을 지운 회사

마케팅 콤키·2026년 8월 15일
광고 하나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 광고 여섯 편을 지운 회사

안녕하세요, 콤키 에디터예요. 🥕

며칠 전 유튜브에서 도미노피자 광고를 보다가 댓글 하나에 눈이 멈췄어요. "프리미엄 구독 중인데 광고를 보러 왔다." 광고를 건너뛰려고 돈을 낸 사람이, 광고를 보려고 일부러 찾아왔다는 거예요. 걸그룹 리센느가 나온 그 광고는 공개 4일 만에 1,700만 뷰를 넘겼더라고요.

그런데 같은 주에 정반대 장면도 봤어요.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에서 어떤 배우가 나온 광고 여섯 편이 하루아침에 전부 비공개로 바뀌었거든요. 같은 제품의 다른 광고는 그대로 있는데, 그 배우가 나온 것만 콕 집어서요.

누구를 세우느냐가 이렇게까지 브랜드의 하루를 갈라놓는구나. 오늘은 요즘 광고판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 두 장면을 같이 들여다볼게요.

⏳ 한쪽에선, 광고가 콘텐츠가 됐어요

리센느(RESCENE)는 2024년에 데뷔한 5인조 걸그룹이에요. 지금 유통·광고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카드죠. 도미노피자 광고가 4일 만에 1,700만 뷰를 넘긴 건 시작일 뿐이에요. 멤버별 쇼츠 5종은 각각 200만 뷰에 육박했고, 멤버 원이가 경상도 사투리로 "토핑 봐라"를 외치는 쇼츠 하나는 252만 뷰를 찍었어요. 팬들이 광고를 잘라 만든 2차 창작물도 최고 170만 뷰를 넘겼고요.

기업들이 줄을 섰어요. 편의점 CU는 K팝 아이돌을 브랜드 모델로 쓴 편의점 업계 첫 사례로 리센느를 택했고, 나랑드사이다·엘리트 교복·카사베르디·FC 모바일에 향수 브랜드 랑방 화보까지, 생활 전 영역으로 번졌어요. 팬들 사이에선 "리센느 광고만 따라 해도 하루가 굴러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재밌는 건 논란마저 화제로 바꿔버렸다는 거예요. 멤버 원이의 '~노'로 끝나는 사투리가 '일베 말투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과도한 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히려 관심이 더 쏠렸어요. 보통 논란이 나면 광고주가 손을 떼는데, 여기선 기용이 그대로 이어졌죠.

⚠️ 다른 한쪽에선, 광고가 증거가 됐어요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 이야기예요. 7월 7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나와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할아버지가 고종 황제를 진료한 한국 첫 양의사였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어요.

그런데 방송이 나간 뒤, 그 증조부가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는 기록이 드러났어요. 자부심으로 꺼낸 가족사가 며칠 만에 부메랑이 된 거죠. 소속사는 처음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반박하기 어려운 역사적 기록들이 나오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어요. 하영도 자필로 "역사에 대해 무지했고, 신중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고요.

광고계가 가장 먼저 움직였어요. 삼성전자는 '삼성 아트 TV' 광고 중 하영이 나온 여섯 편만 골라 비공개로 돌렸어요. 나머지 광고는 그대로 두고요. 의류 브랜드 아티드는 지난해 찍은 광고를 내렸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영상도 사라졌어요. 넷플릭스는 하영 주연 드라마의 홍보 콘텐츠 공개를 미뤘고요.

여기서 서늘한 지점은, 이건 음주운전이나 학폭 같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예능에서 무심코 꺼낸 집안 이야기 한 토막이 방아쇠였죠. 브랜드가 사전에 검증하기도, 예측하기도 어려운 종류의 리스크였어요.

💡 콤키의 한 입 인사이트 — 그래서, 연예인 마케팅은 정말 남는 장사일까요

두 장면을 나란히 놓고 보면 결론이 쉬워 보여요. "리센느처럼 잘 고르면 되지."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번 멈추게 되더라고요.

먼저, 리센느의 성공을 '연예인을 잘 썼다'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자세히 보면 진짜 엔진은 사람이 아니라 구조였어요. 광고가 팬들이 찾아보고 싶은 콘텐츠였고, 팬들이 그걸 밈으로 재가공하며 스스로 퍼뜨렸죠. 기업이 노출을 산 게 아니라, 팬덤이 노출을 만들어준 거예요. 같은 리센느를 데려다 재미없는 광고를 찍었다면 이 숫자가 나왔을까요? 아마 아닐 거예요. 즉 효과를 낸 건 '누구'가 아니라 '어떻게'였어요.

그리고 화제성이 곧 매출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요. 1,700만 뷰는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게 피자 몇 판으로 이어졌는지는 회사도 공개하지 않았어요. 조회수와 판매 사이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은 강이 있고, 그 강을 건너지 못한 화제성도 많거든요.

마지막으로 하영 사례가 말해주는 건 리스크가 통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에요. 광고 모델 계약서엔 대개 '품위유지 의무' 조항이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위약금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미 소비자 머릿속에 박힌 부정적 이미지는 위약금으로 지워지지 않아요. 지난해 김수현 논란 때 홈플러스와 뚜레쥬르가 서둘러 손을 뗀 것도, 최근 기업들이 아예 가상 모델이나 '브랜드 자체의 이야기'로 눈을 돌리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 그래서 우리 가게는요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도 정답을 딱 내리진 못하겠어요. 연예인 마케팅은 분명 폭발력이 있어요. 리센느가 그 증거고요. 그런데 그 폭발력은 통제하기 어렵고, 비용도 크고, 무엇보다 소상공인 사장님이 감당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명한 얼굴 하나가 가게를 살릴 수도 있지만, 그 얼굴이 흔들리면 가게까지 같이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어요. 우리가 리센느에게서 빌려올 건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퍼뜨리고 싶게 만든 방식'이라고요. 손님이 찍어서 올리고 싶은 메뉴판,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은 한 컷, 리뷰에 저절로 쓰게 되는 사장님의 말투. 그건 모델료가 들지 않고, 무엇보다 남의 사생활에 우리 가게의 운명을 맡기지 않아도 돼요.

누구를 세울지 고민하기 전에, 우리 가게의 무엇이 사람들 입에 오르게 할지부터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콤키의 한마디

가장 안전한 모델은 어쩌면 우리 가게 그 자체일지도 몰라요. 오늘도 사장님의 자리를 응원합니다. 🥕

더 읽어보기
요즘 "이 쪽" 시장이 대세라고?

요즘 "이 쪽" 시장이 대세라고?

요즘 우리 가게를 보러 오는 건 사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요즘 우리 가게를 보러 오는 건 사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컬러의 해방' 모르는 사람 없죠?

'컬러의 해방' 모르는 사람 없죠?

샌프란시스코 800조 뉴스에서 사장님이 챙길 것 하나

샌프란시스코 800조 뉴스에서 사장님이 챙길 것 하나

쉬었음 청년, 사실 마냥 쉬지만은 않다고?

쉬었음 청년, 사실 마냥 쉬지만은 않다고?

게맛살이 상한가를 쳤습니다

게맛살이 상한가를 쳤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AI를 몇번이나 접하셨나요?

여러분은 오늘 AI를 몇번이나 접하셨나요?

'진짜 어른'이라면 이 글 읽지 마세요

'진짜 어른'이라면 이 글 읽지 마세요

책 파는 사람, 게임하는 아저씨, 그리고 아이돌

책 파는 사람, 게임하는 아저씨, 그리고 아이돌

교육만 듣는 게 아니에요 : 참가비 0원에 'AI 직원'까지 챙겨주는 사업 🤖

교육만 듣는 게 아니에요 : 참가비 0원에 'AI 직원'까지 챙겨주는 사업 🤖

Z세대 83%가 번아웃? 그래서 요즘 이런 거 합니다

Z세대 83%가 번아웃? 그래서 요즘 이런 거 합니다

축제는 시작됐는데 거리는 조용하다? 2026 월드컵 마케팅의 냉정한 현실과 반전 🔑

축제는 시작됐는데 거리는 조용하다? 2026 월드컵 마케팅의 냉정한 현실과 반전 🔑

J처럼 휴가 계획 짜는 법 (feat. AI)

J처럼 휴가 계획 짜는 법 (feat. AI)

6월에 난리 난 밈&브랜드

6월에 난리 난 밈&브랜드

"재밌자고 올렸는데 망했습니다" 장사 한 번에 말아먹는 '선 넘는 마케팅' 🔑

"재밌자고 올렸는데 망했습니다" 장사 한 번에 말아먹는 '선 넘는 마케팅' 🔑

무엇을 상상하던 AI가 그려드립니다.

무엇을 상상하던 AI가 그려드립니다.

미감과 감도, 요즘 애들의 기본 소양이라고?

미감과 감도, 요즘 애들의 기본 소양이라고?

1700년 된 콘텐츠가 다시 팔리는 법

1700년 된 콘텐츠가 다시 팔리는 법

덕테이프가 바나나를 이겼다고 합니다.

덕테이프가 바나나를 이겼다고 합니다.

Z세대의 새로운 SNS가 등장했다고요?

Z세대의 새로운 SNS가 등장했다고요?

지금 대한민국은 왜 ‘야구’에 입덕했나: 뜨거운 K-야구 열풍의 진짜 이유

지금 대한민국은 왜 ‘야구’에 입덕했나: 뜨거운 K-야구 열풍의 진짜 이유

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 테니까

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 테니까

착한 결정으로 퇴출당한 AI 회사 이야기

착한 결정으로 퇴출당한 AI 회사 이야기

각 잡은 광고는 가라! '대충 찍은 사진'이 더 이슈되는 이유

각 잡은 광고는 가라! '대충 찍은 사진'이 더 이슈되는 이유

아직도 죽어라 노력만? 요즘 잘나가는 애들은 '운'부터 커스텀!

아직도 죽어라 노력만? 요즘 잘나가는 애들은 '운'부터 커스텀!

성수동 팝업에 줄 선 그 회사, 알고 보니 전쟁 중?

성수동 팝업에 줄 선 그 회사, 알고 보니 전쟁 중?

벚꽃 필 때 매출도 피려면 '이 단어'를 선점하세요

벚꽃 필 때 매출도 피려면 '이 단어'를 선점하세요

3월에 난리 난 밈&브랜드

3월에 난리 난 밈&브랜드

맥미니 품절 + 네카당 금지 = 이 AI 뭔데?

맥미니 품절 + 네카당 금지 = 이 AI 뭔데?

사장님, Z세대의 지갑을 여는 단어 '별다꾸'를 아시나요?

사장님, Z세대의 지갑을 여는 단어 '별다꾸'를 아시나요?

봄동 비빔밥이 마케팅 교과서가 될 줄 알았나요?

봄동 비빔밥이 마케팅 교과서가 될 줄 알았나요?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Ep.2 : AI랑 아직 어색하신 거죠?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Ep.2 : AI랑 아직 어색하신 거죠?

"아이고 개운하다!" 힙한 카페 대신 '찜질방, 쑥뜸방' 찾아다니는 이유

"아이고 개운하다!" 힙한 카페 대신 '찜질방, 쑥뜸방' 찾아다니는 이유

촌스럽다고요? 젠지는 지금 '이 나라'에 푹 빠졌습니다

촌스럽다고요? 젠지는 지금 '이 나라'에 푹 빠졌습니다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Ep.1: 도구 선택 생존 가이드

AI 시대에서 살아남기 Ep.1: 도구 선택 생존 가이드

요즘 손님들이 '두쫀쿠'에 줄 서는 진짜 이유

요즘 손님들이 '두쫀쿠'에 줄 서는 진짜 이유

다 큰 어른들의 새해 근황: 요즘 밤마다 도둑 잡으러 갑니다

다 큰 어른들의 새해 근황: 요즘 밤마다 도둑 잡으러 갑니다

구글이 바나나를 들고 왔어요

구글이 바나나를 들고 왔어요

26년 상반기를 사로잡을 마케팅 키워드 5가지

26년 상반기를 사로잡을 마케팅 키워드 5가지

새해인데 벌써 기 빨렸죠? 1월, 우리에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새해인데 벌써 기 빨렸죠? 1월, 우리에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